본문/내용
1908년 <소년>에 발표된 이 시는 신체시의 대표작이다. 이 시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 형식의 과도기성, 불안정성과 내용의 계몽성에 있다. 형식면에서 볼 때 이 시는 한 연 단위로는 내재율에 지배받는 자유시처럼 보이지만 시 전체의 각 연에 대응되는 행마다 모두 일정한 자수율을 가진다는 점에서 정형성을 가진 `준 자유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전통적 음수율에서 벗어난 새로운 리듬과 의성어의 효과적 사용, 구어체의 대담한 표현 등은 문학사의 새로운 면모이다. 그러나 시 의식적 면에서는 전통시가처럼 계몽성이 강하고 근대시의 요건인 자아의 각성이나 서정성은 부족한 작품이다. 그것은 이 시가 인습타파, 문명추구, 개화지향 등의 시대의식을 강하게 내세우려 한 목적의식이 앞선 시였기 때문이다.
이 시의 화자는 `바다`이다. 구성을 크게 보면, 1연에서 4연까지는 바다의 무한한 힘을 노래하고 5연과 6연은 푸른 하늘과 소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최남선 시의 중요한 두 소재가 바다와 소년이라는 것은 매우 특기할 만하다. 그는 <소년>지에 `바다`에 관한 서구의 다음과 같은 어록을 소개한 바 있다. `대양을 지휘하는 자는 무역을 지휘하고, 세계의 무역을 지휘하는 자는 세계의 재보를 지휘하나니, 세계의 재화를 지휘함은 곧 세계 총체를 지휘함이오.` 이렇듯 `바다`는 민족사의 새 국면을 타개할 활동무대, 외래 선진문명과의 통로를 상징한다. 한편 `소년`은 바로 민족사의 신국면을 타개할 담당자로서, 새로운 사상을 가진 새로운 세대이다. 이 시에서 `바다`와 대비되는 육지의 모든 것, 지금까지 역사의 영웅호걸들은 모두 보잘 것 없는 존재들이다. 오직 소년, 그 중에서도 `담 크고 순정한 소년들`만이 `바다를 닮은 자`이다. 바다의 무한한 힘의 가능성이 소년의 희망과 이상에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