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에서 저자는 아일랜드를 다루면서 아일랜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바로 ‘민족주의’로 삼는다. 단순한 한 국가에 대한 역사서가 아닌 우리와 마찬가지로 ‘민족’이라는 개념에 모든 의식과 행동을 결정하는 아일랜드의 ‘진정한 아일랜드 찾기 과정’을 문화적, 특히나 문예사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먼저 저자가 아일랜드를 떠올릴 때 함께 선상에 놓인 ‘민족’에 대해 살펴보자. 이 한번 형성된 ‘민족’이라는 고질병이 아일랜드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쫓아다니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고집이 그것을 버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족주의’는 언제 형성이 되었는가? 우선 민족주의의 시점에 대한 논란은 민족의식과 민족주의를 구분해서 생각할 때 해결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즉 민족의식이란 어떤 특정한 민족체에 속한다는 의식으로 정의하고, 민족주의는 그 의식을 민족 국가의 성취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철학과 행동지침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민족주의는 적극적인 정치적 기획, 즉 ‘민족을 창조해내려는 기획’을 가진 이념이라는 점에서 민족의식과 구분되는 것이다. 이처럼 근대 민족주의는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상상의 공동체』의 저자, 베네딕트 앤더슨이 주장하는 것처럼 오늘날의 ‘민족’과 ‘국가’는 왕조국가가 쇠퇴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특정한 ‘문화적 조형물’로 본다. 이를 앤더슨은 ‘상상의 공동체’라 부른다. 그가 얘기하는 ‘상상의 공동체’라는 것은 어떤 사람들이 머리 속에서 마음대로 상상하거나 꾸민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상상의 공동체’는 특정한 시기에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구성되고 의미가 부여된 역사적 공동체이다. 1861년 이탈리아의 통일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