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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이 아무리 `광적`으로 보이더라도, 그 수단의 선택은 어떤 정치적 의도에 의해 유인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테러의 원인은 단연 정치적인 것에서 찾아져야 한다. 또한 이런 의미에서 헌팅턴류 문명충돌론의 최대의 오류는 현상을 본질로,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데에 있다고 하겠다. 테러의 결과 빚어진 문명권간의 긴장 - 혹 그런 것이 있다 하더라도 - 은 어떤 원인의 결과에 불과한 것이다. 분명 테러리스트들이 의도한 - 정치적인 - 목표는 미국이나 미국인 그 자체라기보다 미국의 어떤 정책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번 테러는 미국의 실패한 정책, 특히 실패한 중동정책에 대한 특정 집단의 대응이었다. 미국이 중동권에서 심지어 친미적인 `부르주아 무슬림`에게조차도 광범위하게 불신당하는 이유는 상당히 오랜 기간을 걸쳐 누적되어 온 것이었다. 걸프전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중동에서 역사적으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미국에게 있어 지정학적으로 3대륙이 교차하는 중동지역은 군사전략적 최요충이라는 점에서, 그중 특히 페르시아만 지역은 미국의 석유수입량 가운데 23.5%를 차지하는 경제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중동석유는 미 국내경제적 의미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유럽과 일본을 견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도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당연히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단적으로 자국의 국가이익 - 혹은 초국적 석유기업의 이익 -에서 비롯된다. 이 지역에 대한 독점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첫째, 이스라엘, 둘째 사우디 아라비아를 양축으로 중동정책을 전개해 왔다. 미국의 이익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역내 강국(hegemon)의 출현을 방지하…
당연히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단적으로 자국의 국가이익 - 혹은 초국적 석유기업의 이익 -에서 비롯된다. 이 지역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