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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소리는 부처님 목소리
20세기 복제품은 겉껍질만 흉내내기에 급급했지 정작 중요한 사항, `종은 종소리가 좋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거의 무감각 내지 무신경했던 것이다. 에밀레종을 만들던 사람들이 훌륭한 종소리를 내기 위하여 얼마나 고심하였는가는 에밀레종 몸체에 새겨져 있는 1,000여 자의 명문에 잘 나타나 있다. 그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무릇 심오한 진리는 가시적인 형상 이외의 것도 포함하나니 눈으로 보면서도 알지 못하며, 진리의 소리가 천지간에 진동하여도 그 메아리의 근본을 알지 못한다. 그런고로 부처님께서는 때와 사람에 따라 적절히 비유하여 진리를 알게 하듯이 신종(神鐘)을 달아 진리의 둥근소리(圓音)를 듣게 하셨다. 무릇 종소리란... 그 메아리가 끊이지 않으니 장중해서 옮기기 힘들며, 함부로 다루지 못한다.`
종소리는 곧 진리의 원음이었던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글로 옮겨 적으면 불경이 되고, 부처님의 모습을 형상으로 옮겨 놓으면 불상이 되고, 부처님의 목소리를 옮겨 놓은 것이 종소리였던 것이다. 시대정신이 퇴락하면 다시는 그 정신이 되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인간사의 법칙 같은 것이다. 우리시대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