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여성사”는 독일에서 19세기 말 무렵 자신들의 기원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부르주아 여성운동의 일부로, 마르크스주의 노동운동사의 일부로, 그리고 근대의 타자에 대해 질문했던 부르주아 문화사의 일부로 탄생했습니다. 여기에서 근대화 과정에서 배제되었거나 혹은 그 과정과 결부된 사회적 변화의 특수한 희생자가 된 여성들의 경험이 전면에 부각되었습니다. 여성사는 과거의 상을 권력을 상실한 모권 사회, 위대한 여성 인물, 혹은 공산주의적 원시사회의 완전한 양성 평등이라는 모습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동시에 여성사는 미래의 여성상을, 남성들의 동등한 동반자로서, 혹은 근대의 질병에 대해 여성적인 치유력을 행사할 수 있는 행위자의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여성의 역사적 권리를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20세기에 독일에서는 먼저 민족주의적이고, 심지어 인종주의적 색채를 띤 여성사의 여러 기획들이 생겨났고, 이와 나란히 그리고 2차대전이 끝나고 나서는 전반적인 기억상실 상태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좌파 학생운동 시기까지 지속되었는데, 이 시기가 되면 새롭게 발견된 마르크스주의 고전들을 통해서 여성억압과 여성들의 전사(前史)가 소위 새로운 여성운동의 시야에 포착되었습니다. 이 여성운동은 성의 해방, 개인적 자아실현, 그리고 남성에게 주어진 모든 사회적 선택권에 대한, 앞으로 성취해야만 할 많은 요구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소수의 여성 역사학자들도 가담한 이 여성운동이 가진 역사적 관심은 오래된 질문과 연구에 접목되어 있었습니다. 즉 모계사회와 부계사회, 동일화할 수 있는 여성 인물, 그리고 집단으로서 제한되어 있고, 억압을 받았으며, 자신의 예속에 스스로 참가할 정도로 내적으로 훈육된 여성들의 삶의 조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여성에게 불리한 권력 배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개별적 가능성, 그리고 희생자로서의 경험의 기원에 대한 이론적 문제제기들이 1970년대 이후,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오늘날까지도 서구 산업국가에서 여성사 연구를 특징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