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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터넷상의 비방과 폭로가 도를 지나친 것은 사실이다. 익명이라는 방패의 뒤에서 여과 없이 내키는 대로 써내려간 글들은 인터넷의 자유정신에 위배된다. 자유를 방종으로 오용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책이라는 것이 총선을 앞두고 급하게 내어 놓은 인터넷 실명제라니, 실망이다. 이번 인터넷 실명제는 실명 등록을 통해 선거법의 적용을 용이하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선거전의 혼탁함을 일정부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일 수 없다. 더군다나, 총선을 앞두고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는 정치인들이 내세운 법안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가 심히 의심스럽다.
근본적으로는 이 천박한 토론문화를 극복해야 한다. 비방과 폭로로 얼룩진 정치부터 시작해서 익명게시판의 상스러운 욕설의 난무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 만연한 대화의 저급함을 극복해야 한다. 이 대화의 저급함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민주주의의 경험이 독재와 동일한 이 땅의 정치가 그 원인이다. 제대로 된 토론이 탄압을 받아왔던 독재시절의 잔재가 그 원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건전한 대화가 아니라 대화의 가능성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