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얼마전 TV에서 본 한 프로그램 중에 부제가 ‘아들이 뭐길래’ 란 방송을 보았다. 어느 한 가정에 딸 둘에 아들 하나인데, 그 아들은 막내인데다가 집안의 종손이었다. 게다가 많이 기다렸던 아들이라 흔히 말하는 곱게 키워진 자식이었다. 집안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일어났다. 부모들은 차별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딸들이 느끼는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부모님의 말끝엔 항상 ‘아들이니까‘ 라는 말이 나왔다. 아들이니까 더 좋은 음식을 주고 더 좋은 옷을 입히는 부모님은 자신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딸들은 그 차별속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일화로 집안 제사가 있던 날이 나왔다. 친척들이 모인 집에서 모든 어른들은 당연히 그 집안 종손인 그 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었고, 딸들은 음식을 하거나 집안 일을 돕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여기서 그 딸들은 가장 어른인 할아버지에게 부모님이 자기 동생에게만 더 좋은 대우를 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하니 할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한마디 내뱉었다. ’아들이니까 그렇지‘ 딸들의 얼굴엔 어이없는 듯한 표정이 만들어지고 불만인 듯 방을 나가버렸다. 부모님들도 그러한데 그보다 윗세대인 할아버지의 생각이 어디가겠는가?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끝은 마음에 아주 평화롭게 끝났다. 어느 날부터 인가 막내인 아들이 조금씩 양보를 하는 것이었다. 계기는 누나들이 과외 해 준 과목이 성적이 좋아지면서부터였다. 막내아들은 누나들의 심부름도 해주고 심지어는 한 대 맞더라도 떼쓰지 않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던 일을 계속했다. 남자가 조금 그 권리를 포기하니까 집안자체가 평화스러워 졌다. 그냥 아직은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는 적지 않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가부장제도속에서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고 결국엔 여성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불평등한 생활 속에서 살고 있는 지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도 나타나듯이 남자니까, 또는 여자니까라는 말이 성차별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