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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기성의 권위에 도전한 모험적 리더
군웅할거의 전국시대 다이묘 중에서 노부나가만이 천하를 움켜쥘 수 있었다. 거기에는 행운도 따랐고 전쟁에 능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노부나가가 낡은 중세의 가치관을 파괴하고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키려고 했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천하통일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으며, 노부나가 최고의 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노부나가가 기성 가치관과 정면으로 맞섰던 예를 들어보자. 덴분(天文) 20년 노부나가의 부친 노부히데가 세상을 떴다. 사인은 전염병이었다. 적자인 노부나가는 겨우 18세였고 그를 둘러싼 환경은 매우 혹독했다. 친척과 가신들은 이 기회에 자신이 주도권을 움켜쥐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노부나가의 동생 노부유키를 옹립하는 일파도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 장례식 날, 히라테 마사히데는 노부나가가 적자라는 사실을 안팎으로 알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노부나가 님이 상주입니다. 장례식에는 절대로 늦지 말아야 합니다.” 그는 아침부터 몇 번이나 노부나가에게 다짐을 주었다.
노부나가는 정각이 되어도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동생 노부유키는 상복을 입고 이미 참석해 있었다. 노부유키를 옹립하는 시바타 가쓰이에, 하야시 미치카쓰 등이 노부나가가 앉아야 할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면서 마사히데를 재촉했다. “이미 식을 거행할 시각이 지났습니다.” “첫 분향은 노부유키 님으로 바꿉시다.” 마사히데는 진땀을 흘리며 그들의 성화를 막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런 광경을 1500명에 이르는 조문객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 때 문 근처가 시끄러워졌다.“노부나가 님이시다.” 마사히데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오셨어!” 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했다. “아!” 마사히데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노부나가의 복장이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복은커녕 허리에 큼직한 칼을 차고 머리카락은 뒤로 묶어 늘어뜨리고 있었다. 게다가 진흙탕을 달려왔는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