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황순원은 소나기에서 구성을 비교적 자유롭게 처리하고 평면적인 전 문장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또한 과거와 현재 시제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두 사건을 동시에 진행시키는 평행적 진행으로 서술 없이 장면을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생생한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마치 책을 읽는 다기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음 날 좀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이 날은 소녀가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
세수를 하고 있었다. 분홍 스웨터 소매를 걷어올린 팔과 목덜미가 마냥 희었다.
한참 세수를 하고 나더니 이번에는 물 속을 빤히 들여다본다. 얼굴이라도 비추어
」 보는 것이리라. 갑자기 물을 움키어 낸다. 고기 새끼라도 지나가는 듯...
한편 소나기의 진행은 굉장히 빠르다. 짧고 간결한 문장의 나열은 사건 진행의 템포에 박진감을 줌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논 사잇길로 들어섰다. 벼 가을걷이하는 곁을 지났다. 허수아비가 서 있었다.
소년이 새끼줄을 흔들었다. 참새가 몇 마리 날아간다
...
저만치 허수아비가 또 서 있다. 소녀가 그리 달려간다. 그 뒤를 소년도 달렸다.
플롯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급전을 동반한 발견이라고 할 때 소나기의 결말 부분도 미약하나마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날 밤 소년은 자리에 누워서도 같은 생각뿐이었다. 내일 소녀네가 이사가는
걸 가보나 어쩌나. 가면 소녀를 보게 될까 어떨까.
그러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는가 하는데,
“ 허 참 세상일두 ...”
마을 갔던 아버지가 언제 돌아 왔는지,
“ 윤초시 댁두 말이 아니어. 그 많던 전답을 다 팔아버니구 대대로 살아오던
집마저 남의 손에 넘기 드니 그로 악상까지 당하는 걸 보면... “
남포 불 밑에서 바느질감을 안고 있던 어머니가
“ 핏줄이라곤 기집애 그 애 하나뿐이었다지요 ?”
참고문헌
김 현, ‘소설의 구조’, ‘프랑스 비평사: 근대편’. 서울: 문학과 지성사, 1983: 188-224.
Roland Barthes, ` Introduction to the Structural Analysis of Narratives.` A Barthes Reader. New York: Hill and Wang, 1982: 251-295 (김치수 역, ‘이야기의 구조적 분석 입문`, `구조주의와 문학비평`, 91-138.).
이선영 편, `문학 비평의 방법과 실제` 서울: 동천사, 1983: 251-316.
Roman Jacobson, 신문수 편역. `문학 속의 언어학`, 문학과 지성사,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