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노라에게 경솔했던 자신의 행동을 용서 빌었으나 노라는 자신이 인형처럼 다루어졌던 지난 시간들, 그리고 애정 없는 남편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찾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노라는 남편과 그의 자식들을 남겨둔 채 홀로 자신을 찾아 유유히 떠나간다.
이것이 이 희곡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난 처음 이 희곡의 내용과 등장인물의 성격을 들었을떄, 남편의 무시속에 핍박받는 한 여성을 그렸었다. 하지만 이 희곡을 다 읽고 난 지금, 나의 생각은 자못 다르다. 노라를 ‘종달새’나 ‘다람쥐’라 부르는 헬메르의 모습은 물론 잘못된 것이다.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은 회사의 꽃입니다.’라는 표현이 여성비하를 나타내는 말이라며 없어진지 오래다. 이 희곡에서 분명히 헬메르는 자신의 아내 노라를 인격적으로 하나의 완성된, 성숙된 여인으로 대하지 않고 자신의 귀여운 애완동물처럼 취급을 했다. 하지만 이런 아내에 대한 태도는 희곡의 첫 부분에서만 많이 나타났고, 후반부로 갈수록 아내의 의견에 따라주는 모습도 보였다. 내 생각으로 노라의 인격적 성숙과 자아실현이 이루어졌더라면 처음부터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본다. 사치적인 노라의 성격, 그리고 지극히 남편에게 의지적인 면, 이런 단편적인 모습들이 노라의 생활의 전부였었으며 또한 8년간의 결혼생활의 기쁨이었다.
결론에 나타난 노라의 결단. 이것을 어떤 이는 여성의 자아실현을 위한 노라의 훌륭한 결단이라고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남편과 자식들에게 자신의 삶을 받치지 않고 즉, 인형처럼 살지 않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 개척을 위해 뛰쳐나간 해방의 몸짓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