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캼프마다 조용하다. 마당에 차가 없는 걸 보니 또 물건을 싣고 전방에 가서, 저녁때가 다 됐는데도 아직들 안 돌아온 모양이다. 하지만 어느 \캼프든 일 안나간 양키들이 있을 게다. 마침 문앞 첫째 \캼프에서 떠들썩하기에 넘석해 봤다. 따링누나의 단골손님인 놉보와, 한국말 잘하는 떠버리, 그리고 딱부리 놈은 언제 왔는지 셋이 얼려 지아이(G·I)위스키를 마시고 있는 판이다.
딱부리놈 그새 몇 잔이나 마셨는지 얼굴이 발개 가지고 해롱거리며 장난감 권총을 뽑아 아무 데나 함부로 겨냥 질을 한다. 떠버리는 혼자 비틀거리며 딱부리한테 배운 「네에미××」따위 쌍소리를 마구 지껄인다. 놉보는 제 침대에 걸터 앉은 채 아랫도리를 훌렁 벗더니 그것을 잡아 흔들기 시작한다. 쑈리는 슬며시 밖으로 나와 다른 \캼프로 갔다. 마침 저쪽 \캼프 뒤에서 자동차 엔징을 뜯어고치고 있던 부르도크가 「헤이 쑈리, 캄앙―」하며 손짓한다.
부르도크는 쑈리를 가까이 부르더니 기름때가 묻은 작업복 주머니에서 십딸라짜리 두장을 꺼내 뵈며 「쑈리킴……」어쩌구 은근히 지껄인다. 이 돈을 줄테니 오늘밤에 색시헌테 가자는 말일게다. 이십딸라면 여느 양키한테 한 번 받는 돈의 네 곱이나 되지만 따링누나가 이 검둥이만은 딱 질색이니 「오케」할 순 없다. 고개를 돌리며 「노」하니까 부르도크는 딸라를 도루 집어 놓고 대신 시계를 꺼내 손목에 감아주며 또 「쑈리 킴……」어쩌구 뭐라 지껄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노」하지 못한다. 진작부터 꼭 살려고 벼르던 야광시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로 주기가 서운하지만 다신 데려오지 말라는 따링누나의 명을 어길 수 없어 시계를 도로 주며 「노」했다. 부르도크는 대뜸 통사발 눈을 부라리더니 시계를 동뎅이 치며 「까―뗌」……그리곤 쑈리는 볼따구니를 얻어맞고 나가 떨어져 뭐가 뭣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