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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1)
박재삼의 시에는 짙은 한(恨)의 정조가 깔려 있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제삿날 큰 집으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 저녁 놀의 이상적 이미지, 그 놀에 젖어 강물의 울적함 등이 한스러움을 더한다.
이것은 물 이미지와 불 이미지의 교묘한 조응에서도 드러난다. 제삿날에 모이는 불빛, 놀의 서러운 정조가 무겁게 드리운 한의 세계를 극대화한다.
더구나 예스런 시어에 묻어 나는 영탄은 삶에 지친 화자의 심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한이 한국적 정서임을 고려할 때 이 고풍스런 시어와 한의 정서는 무척 잘 어울리는 것이다.
이 시는 크게 두 개의 의미 단락으로 형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큰집(고향)으로 향해 가는 자아의 내면 심경의 표출이며, 후반부는 가을 강을 바라보며 느끼는 마음이다. 전반부의 시상은 후반부에서 보다 심화된 인식으로 향한다. 화자가 전반부의 심경에서 후반부의 심화된 인식에 도달하게 되는 매개체는 물론 ‘가을 강’이다. 이 가을 강의 의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해석의 요체가 됨을 말할 것도 없다.
화자는 고향 산골로 향하고 있다. 적어도 그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공간은 현재 고향이 아니다. 고향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존재인 만큼 그는 고독하며, 방황에 허덕이고 있다. 삶의 무게는 클 수밖에 없고, 무거운 삶을 살아야 하는 화자의 한이 전반부에 짙게 깔려 있다.방황으로 갈피를 못 잡는 울적한 마음으로 친구의 서글픈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며 산길을걷다 보면 산등성이에 이르러 눈물에 젖고 만다. 친구의 아픈 마음에 공감을 했다는 의미이지만 보다 정확한 의미는, 자신의 삶에 눈물지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친구의 서러운 이야기는 바로 자신의 서러운 삶과 동궤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화자의 고통을 느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