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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 당사에는 ‘국가수호대책위원회’라는 현판을 걸어놓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말하는 정체성이란 무엇이었겠는가? 오늘의 한나라당으로 이어온 족보를 따져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해도 박정희 유신독재, 전·노 신군부독재, 김영삼의 문민독재를 고스란히 이어받아오고 있지 않았던가? 국가보안법을 정권안보수단으로, 반공·반북을 정치이데올로기로,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에 앞장서 온 수구·냉전 세력이 아니었던가? 반세기가 넘게 의회를 지배하며 권력과 부를 독점해 왔으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보다 외세 의존, 특히 미국의 이익에 충실한 사대매국의 모습까지 보이지 않았던가?
6.15 공동선언 이행에 제동을 걸며 사회개혁과 역사진보를 가로막고 있는 세력은 한나라당 뿐이 아니었다. 다 죽어가는 국가보안법을 살려 세워 그 힘을 빌려 이제껏 누려온 기득권을 지키려는 또 다른 수구냉전 세력들의 마지막 발버둥이 참담해 보이기까지 하다. 시대를 거역하는 조·중·동의 냉전논리가 그렇고 공안검찰조차도 기소를 꺼리고 있는 국가보안법 7조의 찬양, 고무죄를 유죄판결과 합헌 결정을 내리고 있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상층법조계가 그렇다. 거론할 대상조차 되지 않지만 시청 앞 광장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인공기를 불사르는 맹목의 광신자들, 6.15 공동선언을 황당한 문서라고 토론회에서 말하고 있는 얼빠진 교수들, 386 세대는 김정일 체제의 경호부대라고 하는 저들이야말로 국가보안법 사수투쟁이 바로 그들의 존재방식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