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제일석, 반포의 효[反哺之孝(반포지효)]
프록 코트를 입어서 전신이 새까맣고 똥그란 눈이 말똥말똥한데, 물 한 잔 조금 마시고 연설을 시작한다.
“나는 까마귀올시다. 지금 인류에 대하여 소회(所懷)를 진술한 터인데 반포의 효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잠깐 말씀하겠소.
사람들은 만물 중에 제가 제일이라 하지마는, 그 행실을 살펴볼 지경이면 다 천리(天理)에 어기어져서 하나도 그 취할 것이 없소. 사람들의 옳지 못한 일을 모두 다 들어 말씀하려면 너무 지리하겠기에 다만 사람들의 불효한 것을 가지고 말씀할 터인데, 옛날 동양 성인들이 말씀하기를 효도는 덕의 근본이라, 효도는 일백 행실이 근원이라, 효도는 천하를 다스린다 하였고, 예수교 계명에도 부모를 효도로 섬기라 하였으니, 효도라 하는 것은 자식 된 자가 고연(固然)한 직분으로 당연히 행할 일이올시다. 우리 까마귀의 족속은 먹을 것을 물고 돌아와서 어버이를 기르며 효성을 극진히 하여 망극한 은혜를 갚아서 하나님이 정하신 본분을 지키어 자자손손이 천만 대를 내려가도록 가법(家法)을 변치 아니하는 고로 옛적에 백낙천(白樂天)이라 하는 분이 우리를 가리켜 새 중의 증자(曾子)라 하였고,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자조(慈鳥)라 일컬었으니, 증자라 하는 양반은 부모에게 효도 잘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요, 자조라 하는 뜻은 사랑하는 새라 함이니,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함이 하나님의 법이라.
우리는 그 법을 지키고 어기지 아니하거늘, 지금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낱낱이 효자 같으되, 실상 하는 행실을 보면 주색잡기(酒色雜技)에 침혹(沈惑)하여 부모이 뜻을 어기며, 형제 간에 재물로 다투어 부모의 마음을 상케 하며, 제 한몸만 생각하고 부모가 주리되 돌아보지 아니하고, 여편네는 학식이라도 조금 있으면 주제넘은 마음이 생겨서 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