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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이하 소설)은 독자적 “역사”를 구성하는가? 그 “역사”는 과연 “역사기술”과 구별될 수 있는가? 소설은 “발전”해왔는가? 그렇다면 소설의 장르적 “진화” 또는 “진보”에 대해 말하는 것도 가능한가?
근대와 더불어 탄생한 소설 장르에 대해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은 자신을 근대 말기나 심지어 탈근대의 시작으로 표상하며 근대의 신화들을 깨부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 시대에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적어도 영문학계의 풍경은 그러하다. “영국소설사”를 구성해온 역사가 실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그것은 자연지물처럼 어딘가에 있는 것, 게다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제 그것의 존재는 더 이상 자명하지 않다. 『인물의 경제: 소설, 시장 문화, 그리고 내적 의미의 사업』(The Economy of Character: Novels, Market Culture, and the Business of Inner Meaning, 1998)의 저자 디어드리 린치(Deidre Lynch)는 소설의 “발생”과 “발전”의 낭만적 스토리를 각기 영국의 18세기와 19세기에 적용하여 그들간의 서열화를 시도하는 이언 왓트(Ian Watt)류의 연구에 근본적인 회의를 드러낸다(Lynch 4; 123-24). 린치에 따르면 그 두 세기에 걸쳐 소설의 본래적 가능성이 점차 온전히 구…
그런데 이런 경향의 연구에서 영국소설의 “발전” 담론에 대한 비판이 문학이념이자 기법으로서의 리얼리즘에 대한 공격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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