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禮라고 하면 요즘 사람들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부터 한다. 게다가, 禮記에 나와있는 수 많은 禮를 보면 입이 딱벌어진다. 이른바 서구 합리주의 사상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禮는 현실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도 당연한 듯하다. 그런데, 그 禮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요즘같이 세상에서는 지킬 수 없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일수록 소위 ‘에티켓’이라 불리는 서양식 예절은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를 한다. 밥을 먹을 때 칼은 어떻게 쓰고, 포크는 어디에 놓고, 음식과 격에 어울리는 술을 골라서 마시는 법도에 맞춰 먹어야 한다 등등 아무리 들어도 모를 것같은 ‘에티켓’을 모르면 나라를 망신시킨다며 배우라고 한다. 왜 동양 禮는 고리타분하고 서양 ‘에티켓’은 지켜야 한다는 말인가. 서양 ‘에티켓’이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면 동양 禮도 마찬가지로 지킬 가치가 있을 것이다.
禮는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유학에서 강조하는 禮나 서양 ‘에티켓’이나 형식은 다르지만 정성을 다한다고 하는 점은 같다. 비록 형식에 어긋날지는 몰라도 정성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禮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禮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약속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나치게 형식으로 빠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형식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예기에서 말하는데로, 또는 서양 ‘에티켓’대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변화한 오늘날 현실에 맞게 모든 사람들이 禮의 정신을 지킬 수 있게 적절하게 다듬어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