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계몽기의 실패를 일찍 목도하였던 니체는 다윈의 진화론에서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 그에게 지성이란 태초부터 본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생존경쟁과 적자생존을 통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형성된 것으로 투쟁과 경쟁에 있어서의 도구이며 기구가 되었다. 그리하여 엄청난 선천적 가치를 가진 지성을 소유한 자는 그 지성으로 인하여 생존할 수 있었다. 진화론과 칸트의 이론이 결합된 결과 우리로 하여금 생존할 수 있게끔 처신하게 하며 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진리요, 그렇지 못한 것은 진리가 안 된다는 실용주의적 진리관이 발전되어 나오게 된 것이다. 니이체, “해제(解題)”, 정병석 역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 삼성출판사, 1982), 22.
유럽의 근대 지성사에서 지금까지 전개해온 사변적 이성이 선험적이라는 것은 신의 존재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기에 그는 신의 죽음을 먼저 말해야 했다. 니체가 “진실된 현실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를 세계의 주인으로 고려해야만 하고, 명령하며 창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이성의 노예상태로부터 인간이 해방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변적 이성의 합리적 추론을 따라가면 헤겔에게서 보여진 것과 같이 결국 인간은 신의 노리개에 불과한 것이며, 형이상학적 진리와 더불어 신의 역사를 인정하게 되면 인간은 결국 허구적 틀에 묶인 채 죽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럼 인간은 무엇인가? 니체에게 있어서 인간은 육체이며 어떠한 동일성, 형식적 틀을 파괴시키고 드러나는 존재이다. 니체는 그의 글쓰기에서도 이러한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형식적 체계를 중시하지 않았다. 그것은 체계적 틀이 사상을 인위적으로 고정시키고 축소시키는 위험이 내포되어있다고 보았다. 니체에게 있어서 철학의 주된 임무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