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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거실 겸 서재의 동쪽 벽에는 발코니로 통하는 좁은 문들이 있는데, 그 문들은 5월부터 9월이 꽤 깊을 때까지 열려 있고 그 앞에는 한 걸음 너비에 반걸음 깊이인 아주 자그마한 석재 발코니가 매달려 있다. 이 발코니는 나의 소유다. 이발코니 때문에 나는 몇 년 전 여기에 눌러 앉기로 작정했고, 또 이 발코니 때문에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늘 어떤 감사의 마음 같은 것을 느끼며 다시 여기 나의 떼생 집으로 향하곤 했다.
집을 아름답게 하고 사는 것, 그리고 창에서 보면 빼어나게 아름다운 멀리 트인 전망을 가지는 것은 일찍이 나의 자랑이자 재주였다. 그렇지만 전에 내가 즐겼던 그 어느 전망도 이곳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 대신 벽에서는 횟가루가 군데군데 떨어지고, 벽에 걸린 융단이 너덜너덜 하더라도---여러 가지 안락한 시설이 없더라도---이 전망 때문에 나는 여기서 살고 있다. 발코니 앞에는 해묵은 남국의 과수원이 산기슭을 따라 가파르게 내리 뻗어 있다. 우듬지가 두터운 부채 모 양인 종려, 동백, 석감, 미모사, 박태기나무하며 완전히 참등덩굴로 덮여 버린 수목들이 늘어서 있고 장미덩굴을 올린 좁은 테라스도 몇 개 있다.
나와 세상 사이에 드리워져 있는 것이 이 잠에 취한 듯한 해묵은 과수원이다. 또, 내려다보면 그 꼭대기가 보이는 밤나무 숲이 우거진 몇 개의 조용한 작은 계곡도 그렇다. 밤나무 숲 우듬지에서는 밤낮으로 나무파도 소리가 들리고, 저녁이면 처량한 부엉이 울음소리가 건너온다. 이 숲은 세상으로부터, 집들과 사람들 및 소음과 먼지로부터 나를 지켜준다. 그러니 만큼 나는 세상을 아주 등진 것은 아니고 또 그러려고 하지도 않지만, 그러면서도 그런 대로 그럭저럭 보호를 받고 있는 셈이다. 아무려나 우리 마을로 올라오는 길이 하나 있어 그 위로 매일 다니는 우편 자동차가 없어도 좋을 편지나, 안 와도 좋을 방문객을 여기로 실어다 준다. 그 중에는 물론 가끔씩 반가운 편지나 반가운 손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