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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좋은 영화라고 적극 추천을 해주는데, 나도 그 영화를 보고 싶은데, 정작 비디오 가게에 가면 빌려오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지만 그 작품이 정말로 보고 싶어지는 때에 봐야 한다는 내 안의 고집과 맞물려 그리 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영화와 영화를 보려는 나 사이에 뭔가의 무드가 잡혀야만 보겠다는 이상한 고집인 것이다.
가령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고양이를 부탁해> 라던가 <와이키키 브라더스> 혹은 <라이방>을 아직 보지 않았다. <고양이를 부탁해> 같은 경우는 어느 날 맘 내키는 대로 인천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낯선 동네의 비디오 방에서 혼자 보고 싶고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조그만 꿈이라도 좌절된 다음 그런 내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보고 싶고 <라이방> 같은 경우는 썬글라스를 써야하는 한 여름이 되면 보고 싶다는 그런 모종의 무드들이 내 안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무드가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 영화를 보지 않게 된다. 이상한 것은 그 무드는 대게 좋은 영화에만 작용한다는 것이다. 내 기준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그리 까다롭지 않다. 아무 때고 보면서 시간을 죽이면 그만. 그것을 선택하는고 감상하는데 그 외적인 고민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