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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같은 꿈을 꾸었다. 우리 학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풍나무, 노랗게 물든 대운동장 옆의 그 나무 밑에 나는 서 있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와 노란 잎들이 떨어진다. 하나, 둘, 팔랑거리며, 내 눈 앞에서 불규칙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하나. 또 하나. 어느 샌가 나는 노란 단풍잎 더미에 둘러싸여 서 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다. 온 세상이 노랗게 빛나는 것 같다. 이 세상에는 노란 단풍잎들과 나 뿐이다. 단풍잎 떨어지는 소리만이 공간 속에 울려 퍼진다. 발목부터 쌓이던 낙엽들은 어느새 내 목 높이까지 차오른다. 노란 단풍잎들의 묘지에 서서, 나는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장면이 왠지 낯익다. 언젠가 이런 꿈을 꾸었던 것도 같다. 어린 시절이었던가. 그저 맑게 빛나는 웃음으로 살 수 있었던. 폭신폭신해 보이고 부드러워 보이는 단풍잎 더미에서 뛰고 구르며 놀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한 꿈이었던 것도 같다. 눈을 돌려보니 저 편에서 엄마가 빨래를 널고 있다. 햇빛이 눈부시다. 하얀 빨래가 바람에 나부낀다. 엄마가 웃으면서 나를 쳐다본다. 손을 흔든다. 어디선가 따뜻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고양이 털 같이 보드랍고 따뜻한 가을 햇빛이다. 나는 그저, 맑은 웃음으로 행복하기만 하다.
그제서야 나는 꿈에서 깬다. 눈을 뜬다. 보이는 것은 숨막히는 어둠, 그리고 내 몸을 짓누르고 있는 무겁고 음울한 공기 덩어리. 다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