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제 3의 길이 신자유주의와 어떠한 점에서 다른지를 헤깔려 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은 너무도 친절할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정치 노선으로서의 제 3의 길을 신자유주의나 구 사회민주주의와 비교하는 것을 뛰어넘어, 블레어에게 있어서는 두뇌와도 같은 존재인 영국 사회학의 거장 기든스의 학문까지 아우르고 있다.
기든스는 전통적 노선들이 새로이 등장한 여성문제나 환경문제 등을 다루는데 있어서 취약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길을 주창했다는 점에 있어서 뛰어난 안목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는 기든스 자신이 기존의 부르디외 등이 행동하는 지성으로서 제도권 밖에서의 외로운 싸움을 하며 자신의 학문을 발전시켰던 것과는 달리, 제도권 내에서 철저히 학문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와 같은 노선이 대두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 기존의 복지국가가 생산효율성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야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빈곤선 이하의 사람들이 복지를 통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영원히 복지에 안주해 버림으로 인하여 국가의 부담이 너무도 증대되었고, 그와 동시에 노동의 동기가 저하되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는 식의 주장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래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