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시간이 겹겹이 쌓일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는 것들이 있다.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들어오고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많은 국가들은 자신들의 문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일화의 흐름 속에서 독특하고도 독보적인 문화 유산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것을 소중히 하는데 유난히도 인색한 삶을 살아왔다. 서구의 것이라면 무조건 떠받들고 더 나아가 그것이 발전이라고 여겨왔기에 우리가 가진 것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지금의 나를 가능케 했던 이들이 일궈놓은 것들이 유난히도 내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미술 교과서 등지에서나 어렴풋이 보아왔을 것들이 막상 커다란 사진으로 내 눈앞에 놓여있는 것 자체가 내겐 어색함이다. 그렇게 천천히 난 어색함의 문을 열고 시간을 뛰어넘어 알 수 없는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최순우 님은 박물관과의 깊은 인연 속에서 살아갔던 분이며,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의 것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간직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