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은 그러한 빈곤 정책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펴보고 있다. 과거와 같은 절대적 의미의 빈곤은 사라졌지만 빈부 격차의 심화에 의한 상대적 빈곤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빈곤문제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의 빈곤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능케 할 것이다. 또한 과거는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고 더 나아가 미래의 우리를 가능케 하며, 특히 근대적 의미의 빈곤법을 돌아보는 것은 현재의 사회복지 제도의 근간, 뿌리를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빈곤을 다루는 주체는 개인, 지역사회, 종교기관에서 국가로 변화해왔으며, 이는 감정적, 정서적인 부분에 의한 자선에서 법에 근거한 처벌적, 강제적 정책으로 변화해왔음을 의미한다. 중세에는 ‘정’에 기초한 시대였고 공식적인 제도가 존재하진 않았다. 각 사회는 지역 단위로 운영되었으며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교회가 사회적 자선을 주도하고 관리하는 주체였다. 하지만 이는 진실된 의미의 선행이나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계급적 연대감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오히려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게 베푸는 행위를 가난한 이들에게 함으로써 자신의 구원을 구매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실제로 책에서는 빈민층의 수요와 교회의 공급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이러한 암시를 주고 있다.
이 시대에 빈민층에 대한 태도는 실로 다양한 듯 하다. 탁발승이나 수도사, 성지순례를 하는 이들은 세속적인 것을 거부하는 고매하고도 품격이 높은 존재로 여겨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