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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은 1989년 발표한 자신의 책 「에이즈와 그 은유」에 대해 “우리가 에이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를 다룬 책 - 그러니까, 에이즈를 다룬 또 다른 책이 아니라, 그저 에이즈를 주요 사례로 들고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 자신의 책에 던져지는 비난들(에이즈 자체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부족하다거나 개인적인 사색으로 일관하는 글의 형식에 대한 비판들)에 대한 변명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은유로서의 질병」 뒷부분에 실려있는 〈수전 손택과의 대화〉를 읽어보면 에이즈에 접근하는 그녀의 태도, 나아가 실제로 두 차례나 암으로 투병했던 경험자로서의 절박했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할 것도 없을 듯싶다.
「에이즈와 그 은유」를 읽기 전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읽어야 할 또 다른 책이 있다. 바로 1978년에 발표됐던 「은유로서의 질병」이다. 1976년,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은 손택은 병마와 더불어 질병에 들러붙어 환자의 재활의지를 꺾는 은유로서의 낙인, 사회적으로(그리고 국가적으로) 가공된 이미지와의 투쟁을 벌이면서 그 책을 썼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은유로서의 질병」은 이 10년 터울의 자매(?)저서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