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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편견들처럼 나에게는 프랑스 소설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 편견이 프랑스 것을 좋아하는 취향일 때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나는 그것과 정확히 반대다. 어떤 소설이 프랑스 출신이라면 한 번 더 검색하고 나서야 신중히 택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 것인가를 책을 다 읽는 마지막까지 생각한다. 견딜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그렇다. 프랑스 소설에서 내가 받은 감동의 물결은 남들이 감동한 파고보다 언제나 낮았다. 만약 프랑스적인 감수성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감수성과는 맞지 않는 편이다.
「로마의 테라스」는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프랑스 소설에 대한 편견을 더욱 굳게 만들어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무수한 찬사를 들은 시적인 문장과 실험적이라는 현재진행형의 시점에도 짧은 눈길만을 던졌을 뿐. 47장에 이르는 소설 조각마다 다양한 양식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한 점도 그리 높은 값을 부를 수는 없었다. 오히려 프랑스 소설에 가지는 편견의 이미지를 두루 갖춘 것일 뿐이었다. 무언가에 너무 매몰되어 있어 읽기 불편한 소설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테라스」를 계속 읽게 유혹하는 것은 사랑에 빠진 남자에 대한,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읽게되는 프랑스식 판타지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