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어머니´라는 이름은 부르기도 전에 목부터 멘다. 어머니의 얼굴 가득 새겨진 주름살은 만져보지 않아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목이 멘다. 어머니라는 이름에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라는 뜻 외에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는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모든 능력이 응축되어 내재된 작은 신이면서 동시에 사람입니다. 사람 중에서도 여자입니다. 쪼개지거나 나눠지지 않으며, 닳거나 소멸하지도 않는, 기쁨과 슬픔이 한 덩어리져 그분 안에 살고 있습니다.˝(12쪽)
시인이자 소설가인 정동주씨의 「어머니의 전설」은 모든 어머니들에 대한 헌사라 할만하다. 작가는 어머니 김유복녀(89)씨와 장모 신경남(87)씨가 평생을 입 속에서만 웅얼거리던 구전가요 73편을 채록하고 수많은 문헌자료에 담긴 ´어머니의 노래´를 합해 책을 엮었다. 작가는, 딸이 어머니가 되고 그 딸이 다시 어머니가 되는 시간의 순환이야말로 자연과 닮았다며 이 땅의 모든 어머니와 딸을 ´자연´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 시간의 고리에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통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