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타쉬」는 우리를 시각 장애인의 어둠의 세계로 그리고 티베트라는 이방으로 인도하는 책이다. 그것은 두 가지 방법에 의해서인데 하나는 타쉬로부터 전해 듣는 소리와 냄새가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통해서이고, 또 하나는 이제 타쉬는 볼 수 없지만 기억 속에 여전히 빛나고 있을 티베트의 색깔이 그대로 재현된 사진을 통해서이다.
타쉬는 어느날 심한 고열에 시달리다 꿈도 없이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주위는 온통 어둡고, 느껴지는 건 차고 거친 집의 흙바닥과 타쉬의 체온이 남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양탄자와 멀리서 들려오는 어린아이들의 노는 소리뿐이었다. 그는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단지 느낄 수만 있는 세계에 남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그 세계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음을 깨닫는다.
그는 마을 어귀에 앉아 일하러 나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가축들을 만나고 마을 여기 저기를 찾아 다니면서 모든 돌, 언덕, 길과 만난다. 그는 세상이 그에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나서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용기있는 소년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이었다. 염소들의 종소리, 찰랑대는 개울물 소리, 물이 흐를 때 가벼이 서로 스치는 조약돌 부딪치는 소리까지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듣는 것들은 그가 지어내는 이야기의 원천이 된다. 오두막집 화롯가에 아이들이 모여 앉으면 타쉬는 지어낸 이야기로 그들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