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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미술, 건축 등 예술 작품을 화두로 삼은 이야기는 꽤 있다. 해당 예술가의 인생편력이 기구할수록, 그리고 그의 작품이 구구절절 인구에 회자될수록 그를 둘러싼 구설수는 더욱 무궁무진한 법. 우리나라의 천재시인 이상은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세상의 근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차례다.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쿠르베에 의해 그려진 이래 130년 동안 어둠과 비밀 속에 묻혀 있었다는 한 점의 그림.
´휘슬러의 무덤 앞에 있으니까 문득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크리스틴 오르방의 소설 「세상의 근원」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의 화자는 아일랜드 출신 모델 조안나 히퍼넌. 그녀는 19세기 유럽에서 활동한 두 명의 화가 휘슬러와 쿠르베의 연인이었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두 명의 예술가와 모델 사이의 그 흔한 삼각관계쯤으로 짐작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삼각관계는 단지 130년 동안 숨겨져 왔던 쿠르베의 그림 ´세상의 근원´을 빛내기 위한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