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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제 이름을 갖고 태어난다. 독일의 샹송 가수이자 배우였던 잉그리드 카벤도 자기 이름을 가진 자신의 운명을 안고 살았던 여자다. 여가수는 뭔가 특별하다. 여배우는 어디에서건 빛난다. 그리고 제 스스로 전설이 된다. 소녀들은 “잉그리드는 여가수들의 포르셰예요!”라고 남자들은 “보통 여자와는 달라”라고 입을 모은다.
그녀의 삶을 옮긴 소설 「잉그리드 카벤」 작가 장-자크 쉴은 현재 그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가장 가까이에서 그녀의 육성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는 느낌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겨울 정도로 빈번하게 보이는 말줄임표, 이어질 듯 끊어지고 불쑥불쑥 끼어 드는 그녀의 목소리, 과거와 현재 시제의 혼재는 우리가 전기적 소설에서 기대하는 흔한 즐거움을 거둬들인다.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고난과 절망, 그리고 사랑의 실패가 있었지만 결국 이겨내어 스타가 되었노라고. 혹은 우리가 스타라 우러러볼 수 있게끔 해주는 적당한 감상과 동경을 자아내게 하는 소설이 아니다. 샤를이라는 유태인으로 분해 잉그리드 카벤의 생을 파고드는 작가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드라마틱한 사랑을 달콤하게 길어올리지 않는다. 대스타였지만 자아도취란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잉그리드 카벤의 삶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