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애니메이션은 9분 가량의 짧은 클레이애니메이션(clay animation, 찰흙 등 점성이 있는 소재로 인형을 만들어 촬영하는 형식의 애니메이션)이다.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것은 가장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다소 접하기 어려운 독립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기존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한 영화를 `독립영화`, 혹은 `인디영화`라 부르며, 여기서의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이 애니메이션도 같은 범주에 포함되므로 독립애니메이션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소나기`를 보게 된 것은 2회 째의 `한국독립애니메이션특별전`(한국독립영화협회 주최)를 통해서였다. 이곳에서는 다소 열악한 환경이었던 9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독립애니메이션들을 세 가지 section으로 나누어 상영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섹션은 `한국으로부터의 현실과 풍경들`이라 이름 붙여져 있고, 마지막 섹션은 `세계를 바라보는 개인적 원근법들`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그 중 내가 본 것은 두 번째의 섹션으로 한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9편 가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불 수 있었다.
`소나기`의 화면은 대체로 어둡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화면에는 튀는 색이 거의 없이 차분한 톤으로 이끌어져 가고있다.
이야기는 방과후,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교문 앞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두 소년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윽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고, 교문 앞에는 소년 하나만 남는다. 곧 퇴근하던 선생님이 아이를 발견하고 어서 돌아가라며 설교만 한 후 지나친다.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아는 아이는 마침내 혼자 돌아가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