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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토대로 한 영화가 개봉된다고 들었다. 내가 아주 어릴 적 일어났던 사건이지만 간간히 텔레비전에서 소식을 접했던 터라 큰 호기심이 일었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었다. 영화 개봉에 앞서 각종 영화관련 프로그램에서 ‘살인의 추억’에 대해 소개해줬다. 시골형사와 서울형사로 출연한 송강호와 김상경 모두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다. 한 번 보러가야지 생각은 했지만 교생실습 기간도 걸치고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에 ‘살인의 추억’을 보고 레포트를 제출하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5일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는 한 시골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은 이 살인사건으로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소란스러워진다. 세 명의 여자가 살해될 때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고 결국 서울에서 한 형사를 내려 보낸다. 서울형사는 처음 와본 곳이라 한 여인에게 길을 물어보려하지만 그 여자는 낯선 남자를 경계하고 곧 살인범으로 생각한다. 도망치는 여자와 당황하는 서울형사, 그리고 이를 보고 제지하는 시골형사. 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시골과 서울이라는 환경 때문에 두 형사의 수사방법도 정반대이다. 시골 형사인 송강호는 마치 시험을 볼 때 연필을 굴려 답을 찍는 것처럼 감으로 범인을 찾는다. 그렇게 몇 명의 용의자를 뽑아놓고 두들겨 패 억지자백을 받아낸다. 무당을 찾아가 범인이 어딨는지 알려달라는 것도 순박한 시골사람의 정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서울 형사 김상경은 이와 완전히 다른 수사법을 지니고 있다. 그가 자주 내뱉는 말 “서류는 절대 거짓말을 안 하거든요.”처럼 자료를 철저하게 살피는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수사법을 지니고 있다. 백광호(화상을 입은 저능아)와 조병순(여자속옷을 입은 변태아저씨)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었다는 점을 밝힌 것도 그의 치밀하고 분석적인 수사법을 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