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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철학을 아주 많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멀게만 느꼈었지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SF영화들에 대해서는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어린 시절 나를 영화의 세계로 이끌었던 영화들 대부분이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 맥락에서 <공각기동대>의 개봉은 내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영화가 흉내내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 어떤 SF영화보다도 더 심오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 작품으로 나의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 줄거리를 대충 이야기하면 사이보그 경찰인 `쿠사나기` 소령이 정체 모를 해커 `인형사`를 추적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체 내용이다. `12세 관람가` 등급이 부여됐지만 처음 접한 성인 관객들이라면 낯선 용어와 극 중 담긴 철학적인 실체를 선뜻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는 지적이고 난해한 편이다. 그 배경은 인간과 사이보그가 공존하는 조금은 가까운 미래이다. 경찰 공안 9과의 사이보그 경찰 `쿠사나기` 소령은 사이보그의 몸인 `의체`의 정신과 기억을 해킹해서 조작하는 정체 모를 `인형사`를 쫓는다. 그러나 정작 이들 앞에 나타난 인형사는 실체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자신은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생명체라 주장하며 망명을 요구한다. 이때 공안6과 요원들이 인형사를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9과 요원들은 인형사가 6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