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기업의 네트가 별을 덮고 전자와 빛이 뛰어다녀도 국가나 민족이 사려져 없어질 정도로 정보화 되어 있는 근미래 - 너무나 유명한 이 애니메이션은 배경과 줄거리 자체가 광대한 철학적 물음에 관한 여정이다. 감독은 끊임없이 존재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 `생명체란 무엇인가`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한 여러 상황과 질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세계관에 대한 묘사. 전뇌(電腦)에 전신 사이보그, 이 작품의 인물들 거의 대부분이 그러하다. 이 작품에서 로봇과 `사람`의 구분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육체가 아닌 `고스트`라는 개념이고 불법이긴 하지만 고스트 더빙이란 것도 엄연히 존재하는 이 세계에선 이러한 기준조차 모호하다.
인간은 결국은 주위의 상황으로 나 같은 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뿐이다. 만일 전뇌 그 자체가 고스트를 만들어내고 혼을 깃들인다고 한다면 그때는 뭘 근거로 자신을 믿어야 하는가. 처음부터 나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이러한 의문을 이는 쿠사나기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자「공각기동대」의 무대가 되는 세계에서의 `사람`들이 겪는 필연적인 문제이며「공각기동대」가 말하고 있는 주제로써 곧 작품 그 자체의 문제 제기이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주인공인 쿠사나기보다도 더 암울하게, 그리고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인물은 인형사의 고스트 해킹으로 인한 기억조작을 당한 청소부가 있다. 자신이 믿던 삶이 전부 조작된 거짓임이 밝혀진 이 사람이 원래의 그 사람이라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얼굴, 음성 그리고 지문 뿐, 실제로 그의 영혼의 프로그램 자체는 이미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