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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인간 전봉준을 말하기에 앞서서
갑오농민전쟁의 계기가 되었던 고부민란을 통해 비로소 역사적 인물로서의 전봉준을 만나게 된다. 한 시대의 영웅을 중심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역사의 주체는 결국 인간이기에 인물의 중요성은 배제할 수 없으며, 또한 갑오농민전쟁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치를 생각할 때는 더더욱 전봉준을 배제하고는 역사를 되짚어 봄에 무리가 있다.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걸출한 인물-영웅-과 그들의 생애와 역사적 사건간의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먼저 그의 개인적인 행적을 통해 1894년 당시에 평범한 전봉준을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역사의 필연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또한 그의 생애와 관련하여, 갑오농민전쟁의 성격을 규명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쟁점
―첫째, 전봉준은 과연 진정한 동학도였는가,
둘째, 남·북접의 분열상에 관해 이해의 폭을 넓혀 보고자 한다.
나. 전봉준의 생애
전봉준은 조선 말기 갑오농민전쟁의 지도자로서 본관은 천안이고 자(字)는 명숙이며 호(乎)는 해몽이다. 몸이 왜소하였기 때문에 흔히 녹두라 불렸고, 뒷날 녹두장군이라는 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