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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혼란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선과 악을 다룬 대작 `쉰들러 리스트` 이후 오랜만에 나온 전쟁영화이고 오락물에 못지 않은 영화적 재미와 예술 영화의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거장 스티븐 스필벌그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최근의 미국 전쟁 영화는 베트남 전과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야기 전개는 일반적 예측과 정반대로 진행되었다.
`플래툰` 등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전쟁에서 처참히 죽어 가는 미국인들의 고통을 주로 다루고, `쉰들러 리스트` 등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승리의 주역인 미국의 영광내지는 영웅적인 주인공의 활약상을 과시했다. 아마도 베트남전은 패배한 전쟁이고 2차 세계대전은 승리한 전쟁이라는 인식이 각인된 때문일 듯 싶다.
그러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는 이러한 종래의 전쟁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유의 가족 중심적 요소를 참혹한 전쟁의 비인간적인 요소와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과거의 전쟁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놀라움과 색다른 감동을 3시간 동안 선사했다.
영화는 하얀 십자가들이 세워져 잇는 바닷가 묘지를 찾아온 한 노인을 따라가며 시작된다.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강행되는 D데이. 노르망디의 5개 해변 중 하나인 `오마하 해변`을 향한 침공이 시작 되는데 병사들은 상륙정 안에서 공포에 휩싸여 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