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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드리엘은 나로서는 바랄 데 없는 캐스팅이었다. 영화 도입부의 갈라드리엘의 나레이션만으로도 나는 케이트 블랜칫 (Cate Blanchett) 을 캐스팅한 효과는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거기에 비하면 리브 타일러 (Liv Tyler)의 아웬은 웬지 경직된 느낌이다..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 (Elijah Wood) 나 샘 갬지 역의 션 애스틴 (Sean Astin), 보로미르 역의 션 빈 등은 처음부터 맘에 드는 캐스팅이었으나, 엘론드 역의 휴고 위빙 (Hugo Weaving) 은 나로서는 [매트릭스]의 영향이 너무 커서 그런지 좀 낯설었다. 김리와 레골라스, 아라곤 역시 별 흠잡을 데 없는 캐스팅이다. 아라곤의 경우는 책에서 묘사된 카리스마를 제대로 표현해 줄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영화에서는 좀 다른 각도로 표현되었고 그것도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갠달프.. 정말 더할나위없는 캐스팅이다.. 원작과는 다르게 너무 인간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고 맘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도 보았지만, 나로서는 정말 이언 맥켈런 경 말고는 갠달프를 맡을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완벽히 굳혀준 명연이다. 말이나 행동 뿐 아니라 목소리와 표정으로 갠달프라는 마법사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백 엔드에서 빌보로 하여금 반지를 포기하게끔 설득할 때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권능을 내비치는 장면, 리벤델에서 프로도의 `왜 우리를 만나러 오지 않았죠?`라는 질문에 짓는 표정이라든가, 리벤델 회의에서 프로도가 결심하고 반지의 사자가 되기를 자청할 때 갠달프의 얼굴 표정의 변화 등등.. 이언 맥켈런 경이 아니라 정말 갠달프 자신이 출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CG를 볼거리로 뽑기를 주저하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의 CG는 과시용으로 전면에 부각된다기 보다는 영화 속의 한 부분으로 녹아 들어간 CG 였기에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