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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우리의 모습이 그랬다. 역사적으로 많은 침략을 겪은 우리 민족은 ‘한(恨)’이라고 하는 고질적인 패배주의를 민족성으로써 갖게 되었다. 7,8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후 ‘아시아의 4마리의 용’으로 꼽힐 정도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자, 이러한 성과를 이루어낸 자부심이 대단해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강대국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한때 우리의 모습이었을 국내의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한 제 3세계 국민들을 멸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고질적인 패배주의와 새롭게 태어난 자부심이 만든 작품이었다.
그리고 지난 1997년, 우리에게 닥친 시련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얕게 잠겨있던 패배주의는 부풀어나 겉으로 드러나고, 본래의 자부심은 왜곡되었다. 경제적 ‘압축 성장’ 후에 따른 사회적 ‘압축 갈등’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터지게 된 것이다.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당시의 외환위기는 수많은 실업자를 만들어냈고, 우리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아갔다. 가장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일자리뿐 아니라 희망도, 꿈도 잃었다. 그들은 무기력해졌고, 사회는 활기를 잃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문제는 점점 더 심해졌다. 극단적으로 죽음을 택하는 이들도 있었고, 약삭빠른 소수만이 성공을 향해 나아갔다. 지표상의 상황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었고, 외국에서는 찬사를 보냈지만, 실제 가계는 갈수록 힘들어져만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현실을 믿으려하지 않았다. 신해혁명 이후의 중국인들이 ‘정신승리법’으로 현실에서 도피하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국가들을 보면서 어떠한 문제에 대한 그들의 발 빠른 대응에 감탄하곤 한다. 그리고는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한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유교 문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스며든 유교 문화, 그 모두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관습에 집착하는 ‘과거무결점주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