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설명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만한 것들이 있다. 어린아이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이지만 반음조쯤 높아져서 신경질적으로 들려오는 보이스 오버내레이션, 유리조차 깨어버릴 수 있는 주인공의 높은 기성,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말머리에서 기어 나오는 뱀장어들, 불쌍한 감정을 들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난장이들.
양철북(Die Blechtrommel.The Tin Drum.1979)을 보고
본문/내용
자극적인 기억을 남겨준 이 영화의 시작은 동화와 같다. 황량하고 드넓은 감자밭에서 한 여인이 군 감자를 호호 불며 먹고 있다. 한 남자가 경찰을 피해 달려오고 있고 그는 여자의 네 겹 치마 속에 피신처를 구한다. 여자는 그를 깔고 앉아 경찰을 따돌려주고 나서 남자가 치마 속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때 그 남자는 치마 속에서 기어 나오면서 자신의 바지 앞 춤을 여미며 나온다. 이렇게 말도 안 될 것 같은 한번의 사랑에 의하여 잉태된 아이가 바로 주인공인 오스카이다. 오스카는 이러한 자신이 출생 배경에 대하여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닌다.
하지만 영화는 동화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자궁 속에서부터 엄마를 동시에 사랑하는 두 남자 중 어떤 이가 자신의 아버지인지를 혼동하면서, 또한 그때부터 너무나 섬뜩한 어른의 눈빛을 한 아이 오스카가 등장하고 그 아이의 목소리는 히스테릭하다. 그 아이는 세 살이 되던 날 자신의 눈을 통해 보이는 세상의 모습, 특히 아버지의 눈을 교묘히 피해 성적 관계를 끈질기게 이어가는 얀 아저씨와 엄마,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 실망하고는 어른이 되기 싫어서 더 이상 자라지 않기로 맹세하고 계단에 스스로 몸을 던집니다. 그렇게 되어 그는 스물 한 살이 되기까지 자라지 않고 세 살 아이의 몸 크기로 남아 있게 된다. 그리고 얀 아저씨가 선물로 준 양철북을 자신의 분신인 냥 메고 다니며 항상 두들긴다.
그가 성장을 멈춘 동안 마을에 나치가 등극하고 위세를 떨치다가 패배한다. 엄마는 얀 아저씨의 아이를 잉태한 채 자살하고, 아버지는 나치당원이 되고, 얀 아저씨는 폴란드인이란 이유로 나치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