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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있는 반면에 그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후자에 가깝다고 하는데 감독의 명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맞는 표현일 듯 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됨에는 아무런 고민이 없었다. 이 영화와 나의 인연이 닿았다고 할까?
영화를 보기 전 많이 들어 왔던 대로 영화 초반에 대단한 전투 장면이 등장한다. 동원된 엄청난 물량과 엑스트라의 규모도 대단하고, 사정없이 숲을 불태워 버리는 것도 인상적이다. 문득 현대의 헐리우드에서나 가능할 이런 장관에 쓸데없는 상념이 끼어 든다. 이렇게 많은 자원을 동원하여 자유자재로 지휘할 수 있는 권한과 한 오래된 제국의 황제가 누렸던 엄청난 권세에 대하여. 그리고, 그 제국의 황제가 시민들의 진정한 즐거움을 위해서 라기 보다는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양으로 마련한 검투사 대회의 모습과 팔걸이에 올려둔 나의 팔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모습에 대하여.
시끌벅적한 전투가 끝나고 나면 서서히 영화를 이루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주인공인 막시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한 인물을 대변한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다음 날을 기약할 수 없는 검투사로써 하루하루의 생명을 연명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선한 인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성이 없는 전형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감옥에서 코모두스의 누이 루실라에게 혹하는 듯한 모습은, 중간에 삽입된 영웅의 오래된 로맨스로 보기엔 너무나 설득력도 없고 인물의 성격에 대한 상승 효과도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