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것은 막연한 상상만 있기 나름이다. 하지만, 이 분들의 기억 속에 있는 전쟁은,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단지 막연한 상상이 아닐 것임은 틀림이 없었다. 그 분들은 그 전쟁이라는 것을 피부로, 마음으로 느낀 사람들인 것이다.
그 전쟁은 단순히 전쟁 그 의미가 아니라 우리에게 동족상잔이라는 최대의 비극을 낳은 너무나도 비참한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혈육, 고향 그리고 목숨을 잃었다. 그런 와중에도 얻은 것이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혼자 남은 자신뿐일 것이다. 단순히 시간으로 따지자면 3년이라는 시간에 불과한 전쟁이었지만 그 기간이 가져다 준 상처는 아직도 그들의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서 아픔을 주고 있다.
이 글에서 그런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하나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의 이름은 ‘갑득’이다. 이 글은 전쟁 중에 자신 때문에 죽게 된 많은 이들을 남겨두고 도망친 갑득의 귀향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갑득에게 있어서 전쟁은 필요 이상으로 처참한 것이었다. 전쟁은 그에게서 비참한 방법으로 아내를 앗아갔고, 그와 그의 아버지, 친인척들 등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마저 마음에 상흔을 남기고 갔다. 전쟁은 지나갔지만 아버지는 상처 때문에 그의 아들마저 받아들일 수 없었고, 아들은 비참한 삶에 몸마저 병들어 있었던 것이다. 전쟁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얻게 한 것이 없이, 그저 그 마음 속에 깊은 고랑을 만들고 갔을 뿐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이 죽어 넘어지는 것을 한 눈으로 지켜본 애비의, 에미의, 남편의, 자식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까. 도망치는 사람이었던들 마음이 편했을까. 살아서도 못 잊어 아파하는 그들인데, 멀쩡히 살았다고 그들이 기뻤을까.
자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전쟁 중 혹은 전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