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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돌아가는 양을 가만히 살펴보면, 처음의 기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처음에 가졌던 의식과 연결되지 않는 의아한 방향으로 인생이 돌아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우리네 세상에서는 ‘아이러니(irony)’라고 말하는데, 여기 그 아이러니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처음부터 시작되는 불길한 예감이 비극의 결말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단편 소설의 기틀을 확립한 소설가 현진건의 작품 `운수 좋은 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소설은 현진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주의적 경향이 잘 나타나 있었다.
`운수 좋은 날`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가난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특히 일제 식민지시대의 하층민들의 삶을 비극적으로 꾸며낸 이 소설은, 확실히 비극이 주는 이미지들이 거의 다 그렇듯이 여운이 길었다. 그 만큼 우리네 생활상이 그 당시 가슴이 탁 막힐 듯 한스러움이 넘쳐나고 있었던 뜻이겠지.
가난이라는 것은 시대나 사회를 막론하고 존재한다. 물질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사라질 것 같던 가난은 역시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를 뒤덮었던 가난은 그 질이 다른 가난이었다. 우리나라 안에서 일어난 모순이었다면 혁명이든 무엇이든 우리 스스로 바로잡을 여지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인해 빚어진 경향이 있었고, 그 때문에 그 비극은 고조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