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제목부터 특이한 이 영화는 처음엔 내게 외면당했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려고 나간 날, 그 날은 여러 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되는 날이었고 난 최종 결정에서 미술관 옆 동물원과 조 블랙의 사랑을
두고 고심하던 중 브레드 피트의 미소에 이기지 못해 조 블랙의 사랑을 봤다.
그 후 미술관 옆 동물원이 흥행에 성공하고, 난 속이 쓰린 하루하루를 보내다
학교에서 상영하는 200원짜리 영화를 수업을 째고서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의 대강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결혼 비디오 촬영사 춘희(심은하)는 결혼식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국회의원
보좌관 인공(안성기)을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는 스물 여섯의 여자이다.
그리고 그녀의 방에 갑자기 들이닥친 남자 철수(이성재). 그는 마지막 휴가를
함께 보내려고 애인인 다혜(송선미)의 방을 찾았지만 그녀는 이미 그 방을
떠나고 없다.
철수는 다혜를 찾기 위해 그 방에 눌러 앉고 춘희는 혼자만의 공간에
침범한 철수의 뻔뻔함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왠지 측은하게 느껴져
당분간 집을 같이 쓰게 된다.
철수는 춘희의 시나리오를 통해 춘희가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기다림만 있을 뿐 어떤 진전도 없는 춘희의 사랑방식이
탐탁치 않은 철수는 춘희의 시나리오에 끼어들게 된다.
혼자 하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던 춘희와 떠나간 사랑에 상처받은 철수는
서로가 그린 시나리오 속의 인공과 다혜의 모습을 보며 점점 변화하고,
함께 만드는 시나리오를 통해 두 사람의 사랑도 키워가게 된다.
제목으로 사용되고 있는 미술관과 동물원은 각각 춘희와 철수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견고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저 바라볼 수만 있을 뿐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