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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조는 그 형식이나 주제는 물론이고, 작자층에서도 평시조와 구별된다.
평시조의 작자층이 양반 사대부 중심이었던 데 비해, 사설 시조는 가객을 비롯한 중간층 부류의 작가들이 지은 작품이 많으며, 그 내용이나 어법상 서민층에 속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어지고 향유된 것으로 보이는 작품도 여러 편 전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대부들이 주로 즐긴 평시조의 세계에 비하여 시정(市井)의 현실적 삶을 주로 표현했다.
또 골계미(滑稽美)와 해학미(諧謔美)를 통하여 현실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으며, 시정(市井) 생활의 건강함과 발랄함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양반 사대부들 또한 사설 시조 창작에 나서서, 현전하는 사설 시조 가운데는 작자가 사대부로 명시된 작품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시적 화자가 여성으로 설정된 작품이 꽤 많다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그러나 사설시조를 지을 정도의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작가층은 적어도 글을 아는 식자층, 즉 주로 중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IV. 사설시조의 미의식
사설시조는 우아한 기품과 균형을 강조하는 평시조와 달리 거칠면서도 활기찬 삶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사설시조를 지배하는 원리는 웃음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의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 중세적 고정 관념을 거리낌없이 추락시키는 풍자, 고달픈 생활에 대한 해학 등이 그 주요 내용을 이룬다. 아울러, 남녀 간의 애정과 기다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개는 직선적인 언어를 통해 강렬하게 표현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종래의 관습화된 미의식을 넘어서서 인간의 세속적 모습과 갈등을 시의 세계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사설시조는 문학의 관심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미의식은 조선 후기의 변모된 세계관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후 우리 근대 문학의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