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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홍콩영화를 둘러싼 정치적 문화적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없이 가볍고 유치한 영화들이 태반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홍콩의 정치적 상황이 드러난다. 홍콩영화는 자신들이 처해 있는 상황처럼 극단으로 치닫는다. 그들이 만든 영화는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거나 도를 넘어설 정도로 유치한 유머를 담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의식에 내재된 감정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고, 그 저변에는 홍콩이라는 도시에 망령처럼 감도는 허무주의가 깔려 있다.
I. 경천동지 [영웅본색]
`홍콩 느와르`는 국내의 영화수입업자, 혹은 저널리스트들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전통적인 영화 장르인 `필름 느와르`와 `홍콩 영화`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오우삼의 영화 [영웅본색]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 컬트라고 불리기에 적당한 하나의 현상을 만들었던 오우삼 감독의 87년작 [영웅본색] 은 새로운 홍콩영화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홍콩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사나이의 의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관객들의 머리카락이 솟을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총격전으로 충격을 주었다. `강호의 의리는 땅에 떨어졌다`고 읊조리는 주윤발의 모습과 지극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