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작품은 분량상 중편 소설에 속하지만, 구성상으로는 3.1 운동부터 한국 전쟁에 이르는 30 여년 간의 세월을 배경으로 주인공 ‘현’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 소설적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편이 제 1 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서사적 내용으로 보면 제 1부에서 거의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의식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제 2 부는 ‘현’과 ‘연호’의 마지막 대결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이 작품은 발표 당시 문단에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대부분의 단편 소설이 내면적 심리 묘사에 기운 데 비하여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작품 속에 과감히 수용하여 敍事性을 회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두 가지 인간형(할아버지, 아버지)을 제시하고 그 갈등 속에서 방황하는 과도기적 인간형(고현)을 그림으로써 전쟁 직후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세 운동에 앞장섰던 ‘현’의 아버지는 일제에 의해 희생당한다. 할아버지는 전형적인 전근대적인 사람으로 모든 하근을 선친의 묏자리가 나쁜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아버지의 저항 정신과 할아버지의 숙명론적 태도 사이에서 방황하던 ‘현’은 일제 말 학병ㅇ로 끌려갔다가 돌아 온 후 좌우의 대립과 인민 재판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발견한다. 이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생활방식이던 수동적 자세를 버리고 아버지의 적극적 태도를 자신의 삶의 지표로 선택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공산주의자 ‘연호’에게 방아쇠를 당겼을 때는 그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주저하지 않으며 ‘생명의 불꽃’을 느낀다. 따라서 이 작품의 표제인 ‘불꽃’은 바로 이와 같은 ‘현’의 새로운 생명의식, 즉 현실 참여로 자기 개혁을 시도하는 새로운 행동의 계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