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시는 두견의 전설을 소재로 하여 망국(亡國)의 설움을 여인의 애절한 가락으로 나타낸 시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한(恨)과 체념, 비애 등이 잘 드러나 있으며, 사랑의 본질이 비극적인 것이고 더 나아가 생의 본질이 비극적이라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이 시의 지배적 정서는 사랑하는 임을 사별한 여인의 정한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각 구절마다 그 비유의 주지(主旨)를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심상의 속성은 아주 선명하게 느껴진다. 이 시의 주된 심상은 상징에 의해 제시되고 있다.
각 연별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연. 이별의 상황 제시. 경어체의 여성 어조를 통해 이별의 슬픔을 극도로 고조시키고 있다. 다소곳한 한국의 전통 여인의 태도는 경어체의 어사(語辭)에 실려 있고,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한은 내면화되고 있다. 아롱진 눈물로 슬픈 피리 소리를 남긴 채 머나먼 서역 땅으로 임이 가버린 상황이다. ‘진달래 꽃비, 흰 옷깃’ 따위의 시어는 이별의 비감을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서역 삼만 리’와 ‘파촉 삼만 리’는 같은 의미의 반복이다. 다시 오지는 못할 것만 같은 거리이며, 화자의 정서적 깊이를 보이는 시어다.
2연. 임에게 배려가 부족했다는 안타까움. ‘슬픈 사연의’는 행간 걸림이다. 슬픈 사연의 신이면서, 슬픈 사연으로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가 되는 셈이다. ‘이냥’이라는 부사어는 사랑의 절대성을 드러내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임이 없는 상황에서 머리털은 부질없는 것이 되고, 그것을 단호히(이냥) 베어서 드리지 못한 죄책감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여성에게 머리털은 존재의 전부와 마찬가지이다. 한국 여인에게서 머리털을 베어 내는 일은 자기를 버림과 통한다. 그 머리털을 벤다는 것은, 임이 절대성을 지닌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