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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아파트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들어나는 곳이 바로 대문이다. 한옥과 아파트의 문은 열리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 한옥 대문은 집밖에서 안쪽으로 열리고, 아파트 문은 반대로 집안에서 바깥쪽으로 열리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 차이점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무척 재미있다. 집에 대한 개념차이가 잘 들어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무릇 어떤 물체를 움직이려 할 때 그것을 당기는 것보다는 미는 것이 더 쉽다. 문도 마찬가지이다. 문 손잡이를 찾아 그것을 잡고나서 문을 당겨 열기보다는 손바닥으로 밀어 여는 것이 더 쉽다.
한옥의 경우, 밖에서 대문을 밀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저녁이 되어 바깥일에 지친 식구들이 하나씩 집으로 돌아올 때, 대문은 집 안쪽으로 열리며 이들을 따뜻이 받아들인다. 아파트의 경우, 밖에서 문을 당겨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안에서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가기가 더 쉽다. 집안보다는 집밖을 더 중히 여기는 현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다. 요즈음은 노인들조차도 집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 노인정으로 [출근]을 한다.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한옥의 경우, 집주인은 문틈으로 손님을 확인한 후 (한발짝 물러서서) 대문을 당겨 열고 손님을 맞아들인다. 예로부터 손님을 환대하는 우리네 관습이 엿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문구멍으로 손님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반대로 손님이 한발짝 물러서야) 문을 밀어 열고 손님을 불러들인다. 현대 도시생활에서 이웃간에 오가는 정을 못느낀다는 불평을 이해할만 하다.
집의 공간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한옥에서는 마당과 대청마루가 있어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집안에서 치룰 수가 있
었다. 그러나 아파트에서는 이런 공간이 없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일들을 집안에서 치룰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청마루나 마당이 없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