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민중운동이란 무엇인가?
현 시기 한국 민중운동의 위치와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먼저 개념 정의와 관계되는 문제들을 간략하게 검토해 보려고 한다. 이 때 민중운동이란 무엇보다 시민운동과 구분되는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여기서는 특히 시민과 구분되는 의미의 민중, 시민사회와 구분되는 의미의 민중사회 및 시민운동과 구분되는 의미의 민중운동 등이 문제된다.
1) 시민과 민중
‘시민’이란 단어는 원래 그리스 도시국가 등에서 국가운영 참여권, 토지 및 노예에 대한 사적 소유권이나 사적 이용권 등으로 구성되는 ‘시민권’을 지닌 자유민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근대사회의 성립기에는 일상적으로는 ‘도시민’을 가리키는 단어로서, 보다 정확하게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회층인) 자신의 재산을 지니고 시장경제적 관계에서 활동하는, 자영상공업자와 같은 근대적 유산자층 내지 신흥부르주아층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변형되고 확장되어 ‘시민’이란 사회구성원 일부만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에 대해 복종의 의무와 동시에 동등한 사회적·정치적 권리를 부여받고 있는 사회구성원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G. Kraiker, “Bürger/Citoyen/Bourgeois” in: H. J. Sankühler, Europäische Enzyklopädie zu Philosophie und Wissenschaften, Bd. 1, Felix Meiner Verlag, 1990, pp. 442-447 참조.
그런데 자본주의국가는 적어도 상품 ― 물적 상품과 노동력 ― 교환과정에서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회구성원 모두를 ‘자유롭고 평등한 사법적 권리의 소유자’로 보호하는 정치적 강제력체계로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