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런데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위한다는 권한남용의 사실을 상대방이 알고 있는 경우처럼 상대방 보호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대리행위의 효과가 본인에게 귀속되어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학설과 판례는 대체로 상대방이 대리권의 남용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상대방의 신뢰는 보호할 필요성이 없으므로 대리행위의 효과는 본인에게 귀속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 법리구성이나 남용의 요건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하여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남용사실을 몰랐다 할지라도 악의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 요건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대리행위를 둘러싼 본인과 상대방의 이익을 균형있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이하에서는 대리권 남용에 관해서 학설과 판례를 순차적으로 검토한다.
2. 대리권 남용 이론에 관한 학설
사례 : A는 B의 대리인이다. 그런데 A는 B의 판매 물품을 횡령하고, 이를 알고 있는 C에게 물품을 매각한 후 대금을 먼저 수령하여 외국으로 잠적했다. 그 후 C는 B에게 A와의 계약을 이유로 물품의 인도를 청구했다.
⑴ 민법 제107조 유추적용설
이는 대리권 남용이론에 관한 다수설의 입장이다.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 대리권을 남용한 경우에도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는 비진의 의사표시의 외양과 유사하다고 한다. 따라서,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 대리행위를 한다는 사실, 즉 대리인의 배임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상대방의 이익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취지를 유추하여 대리행위의 효력이 부정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