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에게 무진 행은 `서울에서의 실패로부터 도망해야 할 때거나 하여튼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였다.` `무진`에는 무엇이 있던가. 그곳에는 현실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불투명하고 음울한 회색의 안개로 존재하는 지난날 `윤희중` 자신의 내면이 자리잡고 있다. 화투와 수음과 불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도저히 헤쳐 버릴 수 없었던, 무엇인가에 구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어둡고 우울한 흔적들이 `무진`에 고스란히 남아서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윤희중`은 `무진`에서 현실을 떠나 지난날 자신의 모습들과 조우(遭遇)한다. 국어 선생 박 군의 순수, 세무서장 조 군의 물질적 추구, 그리고 음악을 가르치는 하인숙의 도피에의 욕망은 모두 내면 깊숙한 곳에 침잠했던 윤희중의 옛 모습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속물이 돼버린, 속물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것 같지 않던` 젊은 날의 내면 속에 의식은 찾을 수 없고 무력한 껍질만 남은 자신의 또 다른 자아. `윤희중`은 내면과 현실 사이의 도달할 길 없는 거리의 괴리감으로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아 못 견딘 나약하기만 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연민을 느낀다. 그는「어떤 개인날」을 불렀던 목소리로「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음악 선생 `하인숙`에게서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녀와 함께 현실에서의 도피를 꿈꾼다. 그러나 그는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
`윤희중`은 `무진`에서 현실을 떠나 지난날 자신의 모습들과 조우(遭遇)한다. 국어 선생 박 군의 순수, 세무서장 조 군의 물질적 추구, 그리고 음악을 가르치는 하인숙의 도피에의 욕망은 모두 내면 깊숙한 곳에 침잠했던 윤희중의 옛 모습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속물이 돼버린, 속물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것 …